1. 불안이 부른 '약물 칵테일', 내 몸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지독한 기침과 목감기로 고생한 지 벌써 2달째입니다. 처음에는 단골 의원에서 3일 치 처방을 받았고, 효과가 없자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일주일치를, 다시 단골 의원으로 돌아가 보름치 약을 받아먹었습니다. 하지만 낫지 않는 기침 앞에 제 마음은 조급해졌습니다. 처방받은 뮤코스텐과 코대원 포르테 시럽에 더해, 약국에서 판콜 S를 사다 먹고, 목이 답답해 미놀 에프 트로키를 사탕처럼 빨아먹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집에 있던 한약까지 꺼내 먹었으니, 제 몸은 그야말로 '약물 칵테일'의 실험실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15년 차 독학러로서 건강을 그토록 챙긴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내 몸이 아프니 '지식'보다 '불안'이 앞섰습니다. 하나라도 더 먹으면 빨리 나을 것 같다는 그 '오버'가 결국 2 달이라는 긴 시간을 고통 속에 가둬두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2. 지인 약사의 온화하고 따끔한 꾸짖음: "감기약도 내성이 있습니다"
도무지 차도가 없는 저를 보다 못한 아내가 지인 약사님께 SOS를 쳤습니다. 제 처방전과 제가 추가로 먹는 약들을 들으신 약사님의 진단은 명확했습니다. "판콜S는 지금 드시는 처방약과 성분이 중복되니 당장 끊으세요. 감기약도 내성이 생깁니다.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내성'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쳤습니다. 103회 글에서 7알의 수면제를 버리며 다짐했던 '약물로부터의 독립'이 감기약 앞에서는 무너져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몸의 간과 신장은 제가 털어 넣은 그 수많은 알약과 시럽을 해독하느라 정작 기관지의 염증을 치료할 에너지를 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9시 30분에 기기를 끄고 뇌를 쉬게 하듯, 제 장기들에게도 '해독의 휴식'이 절실했습니다.
3. 새벽의 올리브유, 건강식일까 독약일까?
이번 기침 사투에서 제가 내린 가장 뼈아픈 결단 중 하나는 바로 '올리브유 중단'이었습니다. 평소 건강을 위해 새벽마다 빈속에 챙겨 먹던 올리브유 한 스푼이, 2달간의 기침을 지속시킨 숨은 범인일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기름진 성분은 식도 아래쪽 근육을 느슨하게 만들어 위산 역류를 유발합니다. 새벽 빈속에 기름을 먹고 다시 활동이 적은 상태로 있으면, 위산이 목까지 올라와 예민해진 점막을 쉴 새 없이 자극하게 됩니다. 건강에 좋다는 올리브유 특유의 매콤한 맛(폴리페놀)조차 헐어버린 제 목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기침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좋은 것'이라 믿었던 습관이 내 몸의 염증 앞에서는 오히려 '해로운 독'이 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4. 덜어내니 비로소 보이는 '자연 치유의 힘'
약사님의 조언대로 중복된 약들을 과감히 치워버리고, 새벽 올리브유 루틴도 지난 월요일부터 딱 끊었습니다. 오직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만 정량으로 복용하고, 그 빈자리를 제가 독학으로 익힌 자연 요법으로 채웠습니다. 바로 '도라지차'와 '온기'입니다.
도라지에 든 사포닌은 약물처럼 뇌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기관지 점막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스스로 가래를 뱉어내게 돕습니다. 여기에 끓인 물을 가득 채운 물주머니를 가슴과 등이나 사타구니나 아랫배에 대고 잤더니,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에 갈 때는 조그만 보온병에 도라지차를 넣어가서 기침이 나오려고 목이 간질거릴 때 따뜻한 도라지차를 마시면 기침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좀 개운합니다. 2달간 저를 괴롭히던 발작적인 기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건축에서 마감재보다 중요한 것이 '기초 설계'이듯, 건강에서도 약물보다 중요한 것은 '비움과 기본'이었습니다.

5. 15년 차 독학러의 반성: 불안을 이기는 것은 '믿음'이다
이번 2달간의 기침 소동은 제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아플 때 우리는 무엇인가를 '더' 하려고 애씁니다. 더 좋은 약, 더 비싼 보약, 더 많은 정보... 하지만 진짜 치유는 '빼기'에서 시작됩니다. 7알의 수면제를 버렸을 때 제 뇌가 비로소 잠드는 법을 기억해냈듯이, 감기약의 과잉을 걷어내고 올리브유의 자극을 멈추니 제 기관지가 스스로 숨 쉬는 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불안은 우리를 약의 노예로 만들지만, 내 몸의 자생력을 믿는 마음은 우리를 건강의 주인으로 만듭니다. 104회에서 강조한 술, 담배, 믹스커피라는 외부의 독을 끊는 것만큼이나, 내 안의 불안이 만들어낸 '습관의 과잉'을 끊는 것이 진정한 몸과 마음의 독립입니다.
그런데 저의 단골 약국 약사님은 처방받은 약만 주면 될 것인데 1개라도 더 팔 욕심으로 절대 올바른 조언을 안 해주어서 참 씁쓸합니다.
6. 명료한 정신과 맑은 숨소리를 향하여
오늘 밤에도 저는 9시 30분에 모든 전원을 끕니다. 약은 처방받은 최소한만 먹고, 새벽의 기름진 욕심은 잠시 내려놓습니다. 대신 따뜻한 도라지차 한 잔과 아내가 챙겨준 정성을 곁에 둡니다. 부산 지하철의 복잡한 환승역을 맑은 정신으로 걷기 위해, 저는 오늘도 제 몸에 '과잉' 대신 '여백'을 선물합니다.
여러분의 약통과 새벽 루틴은 안녕하신가요? 혹시 몸에 좋다는 이유로 오히려 내 몸을 괴롭히고 계시지는 않나요? 15년 독학러인 저 '열정 덩어리'가 몸소 체험한 진리는 하나입니다. "치유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방해되는 것을 걷어내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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